“조경학과? 나무 심는 학과 아냐?” 이렇게 시작된 오해는 대개, 첫 과제를 마주한 순간 깨진다. “어? 이거 거의 건축이랑 똑같네?”
조경학과는 이름만 보면 ‘정원 꾸미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토목, 건축, 도시계획, 환경디자인, 생태학까지 아우르는 복합 학문이다. 그리고 입문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진실이 하나 있다.
조경학과는 감성보다 구조로 승부하는 곳이라는 것.
2024년 기준, 전국 조경학과를 운영 중인 대학은 총 28곳, 그 중 17곳은 도시환경디자인 또는 건축환경계획과 융합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식재’보다는 계획, 구조, 설계, 시공까지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배운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시작해야 한다.
어려운 것이 이해는 된다. 입시 과정에서 “자연을 다루는 따뜻한 학문”이라는 소개에 반해 선택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준비한다면, 당신은 누구보다 실전적인 조경학과 학생이 될 수 있다.
조경학과에서 배우는 건 ‘자연’이 아니라 ‘자연을 설계하는 법’이다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다. 조경학과는 자연을 배우는 게 아니라, 자연을 인간이 살아갈 공간으로 바꾸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다. 그래서 드로잉보다 도면, 그림보다 수치가 먼저다.
기초 커리큘럼에는 CAD 설계, GIS 데이터 분석, 조경 구조학, 조경 식물학, 환경생태학 등이 포함되며, 설계 스튜디오 수업에서는 단위 공간부터 공원, 도시 스케일까지 다양한 과제를 수행한다.
2023년 건축·조경학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조경학과 졸업생의 평균 포트폴리오 제출 개수는 5.3개, 그 중 3개 이상이 CAD 및 SketchUp 기반 도면 작업이었다.
힘들 것이다. 처음 접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공간을 수치화하는 일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조경은 눈에 보이는 것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수치를 다뤄야 하는 작업이라는 걸 기억하자.
조경학과 입문자라면 반드시 준비해야 할 도구들
시작할 땐 장비부터 제대로 갖추는 게 실수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기본적으로는 AutoCAD, SketchUp, Adobe Photoshop, InDesign, Lumion, Rhino 등이 필요하다. 특히 설계 수업의 기본은 CAD + 포토샵 조합, 여기에 3D 시각화를 위한 SketchUp과 Lumion이 들어간다.
2025년 현재, SketchUp Studio 학생용 라이선스는 약 8만 원, Adobe CC 학생 패키지는 연 24만 원대, Lumion은 대학 라이선스를 통해 대부분 무료 제공된다.
또한 실무에 가까운 소스 활용을 위해선 **‘오늘의설계’**와 같은 국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조경 포토샵 소스, 템플릿, 식재도 아이콘 패키지 등을 활용하면 좋다. 이곳에선 한 달 55,000원 구독으로 700종 이상 소스를 다운로드 가능하며, 매주 업데이트된다.
쉽지 않을 것이다. 가격도 부담이고, 설치도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툴들은 결국 당신이 ‘종이에 그리는 학생’이 아니라, ‘현장을 설계하는 전문가’로 바뀌는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수업만 들으면 절대 모르는 ‘실전 감각’은 따로 있다
조경학과는 이론도 많지만, **결국 중요한 건 ‘포트폴리오’와 ‘현장 감각’**이다.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조경설계사무소, 도시계획연구소, 건축사무소, 공공기관, 시공사, 디자인 회사, UX 환경설계팀 등 다양하지만, 모두 포트폴리오를 요구한다.
실제 2024년 졸업생 취업률 보고서에 따르면, 조경 관련 직군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졸업생 중 89%가 ‘포트폴리오 제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 그 중 절반 이상이 학교 외 프로젝트, 공모전, 인턴 경험이 포함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부터라도 공모전 참여, 조경 시공 현장 견학, 공간 설계 관찰 기록 등을 습관처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포트폴리오를 아카이브화하는 것도 요즘 세대의 실전 전략 중 하나다.
이해된다. 수업 따라가기도 벅찬데 현장까지 생각하라는 게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조경은 책상 위에서만 배우는 학문이 아니다. 직접 보고, 걷고, 만져보고, 그걸 다시 설계로 풀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실전이 시작된다.
지금 추천하는 입문자용 조경 콘텐츠와 서비스
입문자에게 가장 실용적인 콘텐츠는 ‘조경설계 제안서 템플릿’, ‘식재 계획 워크북’, ‘포토샵 식재 도장 소스’ 등이다.
‘디자인뱅크’ 플랫폼에서는 **학생 전용 설계 템플릿 세트(PSD, AI, CAD 혼합)**를 약 39,000원~59,000원에 판매 중이며, 최근에는 조경학과 입시생을 위한 입문 패키지와 무료 온라인 강의 링크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KILA 한국조경학회’, ‘한국환경조경디자인학회’, ‘조경작업소 울’ 같은 유튜브 채널도 꾸준히 체크하면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시야를 얻을 수 있다.
어려운 것이 이해는 된다. 너무 많은 정보에 당황할 수도 있고, 처음부터 완벽하려다 지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완벽한 전문가가 아니라, 한 걸음씩 성실히 걸을 수 있는 입문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맺는말
조경학과는 결코 ‘예쁜 나무 심는 학과’가 아니다. 도시를 계획하고, 삶의 질을 설계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전문가의 시작점이다.
그 시작은 어렵고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미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있는 입문자다.
지금의 고민은 모두 ‘진짜 조경가’로 가는 과정이다. 용어가 낯설고, 프로그램이 어렵고, 설계 과제가 끝없이 느껴질지라도 포기하지 말자.
그 모든 것이 쌓이면, 당신은 단순한 조경학과 학생이 아니라, 공간을 바꾸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